
창가를 통해 들리는 매미 소리와 살랑이는 바람소리가 아침을 깨웠다. 아침햇살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월요일 아침햇살은 유난히 무거운 기분이 든다. 더, 자고 싶다. 찌뿌둥이 일어나 확 인한 휴대폰 속에는 문자가 하나 남아있었다.
[이즈쿠, 생일 축하해. 집에 있었다면 맛있는 음식 잔뜩 해주었을 텐데 많이 아쉽네, 오늘 하루도 아자아자 힘내고,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그리고 생일이니까 즐거운 하루 보냈으면 좋겠어. 이즈쿠 진심으로 생일 축하해.]
엄마의 미소가 화면을 통해 아른거렸다. 벌써 날짜가 이렇게 됐나. 화면에 떠있는 문자의 내용과 날짜가 아직 와 닿지 않았다. 시간 정말 빠르네,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입학하기 전 테스트, 합격했다는 영상을 받았을 때의 모습, 입학 후의 모습들이 여러 개의 장면으로 나뉘어 머릿속을 지나갔다.
- 내가 왔다!
아침을 알려주는 알람소리가 추억의 장면들을 뚫고 들려왔다. 아, 얼른 준비하고 나가야겠다. 늦은 시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준비하고 나가기에 이른 시각도 아니었기에 서둘러 준비해서 방문을 나섰다.
오늘따라 조용한 거실은 애들의 머리카락 한 톨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어? 다들 아직 안 나온 건가, 아닌데 지금 이 시간이라면 안 나왔을리 없는데. 갸웃하는 고갯짓을 따라 여러가지 물음들이 만들어졌다.
이 시각 에이구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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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은 이렇게 꾸미면 되겠지? 으악! 풍선 좀 살살 불면 안 되는 거냐, 키리시마! 복도까지 울리는 소리들이 반을 가득채웠다.
하아? 데쿠가 뭐라고 아침 일찍부터 이래야 되는 건데! 바쿠고 군, 풍선이 터질 수도 있으니 개성은 넣어두고 조심히 불어줬음 하는군. 바쿠고의 꾸깃한 미간주름이 이이다의 손짓을 불러온 마냥 구겨짐과 동시에 주의하라는 이이다의 손짓이 이어졌다.
‘펑!’
악! 키리시마 아까도 말했지만 풍선 좀 조심히 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사이 들리는 풍선터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그러고보니 토도로키는 어딨어? 안 보이는 것 같은데. 의도치 않게 연이어 터지는 풍선들과 애들의 항의에 머쓱하게 웃던 키리시마가 물음을 던졌다. 다른 아이들도 토도로키의 행방을 모르는 듯 ‘그러게.’, ‘못 본 것 같은데?’ 등의 반응으로 서로에게 물음을 던져보였다.
“아, 토도로키 군은 기숙사에 있어, 약속시간에 안 나와서 깨우러 갔더니 전혀 일어나지 못하길래 어쩔 수 없이 그냥 두고 왔어 아마 온다면 미도리야 군과 함께 오지 않을까 싶군, 그러고보니 지금 이렇게 얘기나누고 있을 때가 아니지, 다들 빨리빨리 준비해야 미도리야 군이 올 시간에 맞출 수 있어.”
물음사이 이이다 특유의 손짓이 답을 알려주며 시작한 재촉과 그 재촉에 물음도 잊으며 서둘러 준비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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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뭐해, 미도리야. 한참을 중얼거리며 생각하고 있는 어깨에 또 다른 체온이 올라왔다. 토도로키 군! 혼자 남겨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반가움으로 바뀌어 나도 모르게 토도로키 군의 손을 덥석 잡아버렸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나도 나지만 토도로키 군도 꽤나 놀란 듯 잠에 취해 몽롱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당황한 표정만이 남아있었다. 아, 그러니까, 애들이 안 보여서 뭘까? 이러면서 있었는데 토도로키 군이 보여서, 어, 그러니까 내 말은, 미안해 토도로키 군! 토도로키 군은 아직 상황을 파악하는 중인 것인지 조용한 정적이 이어졌다. 으윽, 아무리 반갑다고 해도 갑자기 잡으면 안 됐던 건데. 정적을 두고 자책하던 와중 괜찮으니까, 고개 숙이고 있지 마 미도리야. 라는 낮은 음성이 귓가를 맴돌며 들려왔다. 어? 응... 거실이 정적에 둘러싸였다.
“가자, 미도리야.”
“응? 아-, 응응.”
발걸음을 옮겨 바뀐 장소에서도 흐른 정적은 바람 소리만 적적히 들려주었다. 저, 토도로키 군, 혹시 애들 어디에 있는 지 알아? 아,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 토도로키 군만 보여서, 그래서 물어보는 거야! 정적이 오래 지속될수록 불러오는 민망함에 허겁지겁 물어본 물음은 예상치 못한 뒷말 덕에 민망함을 더 불러왔다. 으아, 그냥 물어보기만 할 걸, 괜히 쓸데없는 말까지 해서는. 눈에서 눈물이 핑 도는 기분이었다. 애들, 반에 있을 거야. 아-, 이거 말하면 안 되는 건가. 핑 도는 눈물에 목소리가 스쳤다. 응? 반에? 오늘 혹시 일찍 오라고 한 거야? 아니야, 그럼 토도로키 군이 여기에 나랑 함께 있을 리가 없잖아. 물음에 돌아온 답은 혼란이 되어서 돌아왔다. -도리야, 미도리야. 또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고민하였던 것인지 토도로키 군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앞에 돌부리가 있어서, 고민하는 건 좋지만 길을 보면서 고민하도록 해,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어, 미도리야.”
“아, 고마워 토도로키 군.”
별 말이라는 표정으로 바라본 뒤 시선을 다시 앞으로 던진다. 아침부터 토도로키 군한테 미안한 일만 생기네. 한숨이 답답하게 내쉬어졌다.
그 시각 에이구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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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몇 시야? 7시 55분! 분주하게 복도를 울리는 소리들은 복도를 다니는 아이들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아직 미도리야 안 오지? 저기 밖에 미도리야랑 토도로키 같은데! 분주한 움직임은 주목을 신경 쓰려야 쓸 수 없어 보인다. 데쿠 군이랑 토도로키 군 학교 안에 들어왔나 보구마, 밖에 없어. 우라라카의 한 마디가 이이다의 지시를 불렀다.
“다 끝난 건가, 만약 안 한 게 있다면 얼른 서두르도록! 특히 키리시마 군은 풍선 안 터트리게 조심해주고.”
알았어, 애들 오는 지 확인해볼게. 키리시마가 머쓱이 웃으며 말을 돌리는 듯 했다. 저기 온다, 온다! 얼른 준비 해! 다급한 목소리가 분주한 움직임들을 잠시 멈추었다. 아, 그림 아직 덜 색칠 했는데. 에이, 그림이 다 그려져 있음 되는 거지. 풍선 터진 것들 아직 못 버렸는데!!! 잠시 멈췄던 분주함은 큰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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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로키 군, 들어가도 되는 거 맞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여러 목소리들이 뒤섞여 복도를 크게 울리는 소리들에 차마 문을 열기 망설여졌다. 아마, 열어도 되지 않을까, 미도리야. 이는 토도로키 군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그럼 열게, 하나-, 둘-, 셋-.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보이는 반 안의 풍경은 실로 신기했다. 케이크를 들고 있는 이이다 군, 폭죽을 들고 타이밍을 놓친 것인지 버벅이다 늦게 서야 터트리는 몇몇 아이들과 터진 풍선들을 줍고 있는 키리시마 군의 모습. 처음 보는 풍경들과 소리는 실로 신기할 수 없었다.
“해, 해피 벌스데이 미도리야!”
고마워. 웃어야 되는데, 애들에게 너무 행복하다고 웃음으로 알려주어야 되는데 눈에서는 이상하게 눈물이 흘러나왔다. 정말 고마워!